후불상조 무빈소로 장례 치른 후기, 3일 고생 대신 가족끼리 조용히
장례를 무빈소로 치르게 된 건 아버지가 마지막에 남기신 말씀 때문이었다. 사람들 불러내서 3일 동안 고생시키지 말고, 너희끼리 조용히 보내라. 처음엔 그게 무슨 소리인가 싶었다. 빈소라도 있어야 조문객을 받지, 그럼 친척들이나 친구들한테는 뭐라고 하나. 그런데 막상 상을 당하고 나니 아버지 뜻을 따르는 게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병원 영안실에 계시는 3일 동안후불상조 우리 가족은 각자후불제상조 집에서 평소처럼 무빈소지냈다. 출근도 하고, 밥도 먹고, 가끔 안치실에 들러 아버지 얼굴을 확인했다.
무빈소로 하면 뭐가 달라지냐면, 우선 3일 동안 빈소를 지키는 일이 없다. 보통은 상주가 거의 잠을 못 자고 조문객 맞이하느라 정신이 없다. 우리는 그 시간을 온전히 가족끼리 보냈다. 대신 조문은 못 받으니 부고를 돌리지 않았다. 친구들이 나중에 알게 되면 서운해할까 봐 걱정도 했는데, 막상 나중에 얘기하니 그럴 수 있지, 힘들었겠다며 오히려 이해해줬다. 물론 모든 사람이 그렇진 않을 테니, 무빈소를 결정하기 전에 가족 간에 의견을 잘 맞춰야 한다.
비용도 확실히 줄었다. 빈소 임대료, 조문객 식사, 상복 대여 같은 게 빠지니까 기본 장례 비용에서 꽤 차이가 났다. 대신 안치실 사용료와 운구, 화장 비용은 그대로 나간다. 우리는 3일째 되는 날 아침에 안치실에서 아버지를 모시고 장지로 출발했다. 그날 바로 화장하고 납골당에 모셨다. 모든 절차가 하루 만에 끝난 셈이다. 처음엔 너무 허무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막상 끝나고 나니 아버지가 원하신 대로 조용히 보내드린 것 같아 마음이 편했다.
무빈소로 장례를 치르는 게 모든 집안에 맞는 방식은 아닐 거다. 조문객을 맞이하는 게 유족에게 위로가 되는 경우도 많으니까. 다만 우리처럼 가족 수가 적고, 고인도 간소한 장례를 원하셨다면 충분히 고려해볼 만하다. 상주로서 3일을 버티는 게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만만치 않은데, 그 시간을 가족과 함께 보낼 수 있다는 게 나에겐 큰 위안이었다. 아버지가 남기신 마지막 선택 덕분에, 나는 슬픔에 잠길 시간을 조금 더 가질 수 있었다.